우주는 계속해서 팽창하고 있습니다. 은하계 사이의 거리는 점점 멀어지고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공간은 넓어지고 있습니다.
우주의 별들이 그러하듯, 우리도 조금씩 서로 멀어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만나는 순간부터 매일 이별을 향해 조금씩 걸어갑니다.
유한한 우리의 시간을 소중한 존재와 함께 나누다 보면
이 순간이 영원할 것 같다는 착각을 믿게 되지만
슬프게도 시간은 우리의 편이 아닙니다.
하지만 모든 게 다 영영 멀어져 버리는 것은 아닙니다.
같은 은하계의 행성들이 강한 중력으로 서로를 붙잡고 있듯이
우리 삶에도 쉽게 끊어지지 않는 연(緣)이 있습니다.
물리적으로는 멀어져도, 볼 수 없고 만질 수 없어도
마음의 중력은 그들이 어디에 있든 서로를 이어줍니다.
잠시나마 머무를 수 있는 우리만의 시간이 있다는 것은
모두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린 것 같아도
우리의 순간이 분명히 존재했다는 증거이고 선물이기도 합니다.
헤어진다는 것은 완전히 사라진다는 뜻이 아닙니다.
그건 어쩌면, 보이지 않는 서로의 궤도에서 아주 조용히 공전하는 일일지도 모릅니다.
보이지 않는 선으로 이어진 채, 언젠가 서로 스치는 그날을 기다리면서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