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때 고양이도 트라우마가 생깁니다.

고양이가 크게 놀라고 있다

갑자기 겁쟁이가 된 우리 고양이

평화롭던 어느 날 우당탕 소리에 놀란 집사.
거실에 나가보니 창문에 붙여놓은 해먹이 떨어져 있습니다. 낮잠 자던 우리 고양이는 어디에 숨었는지 보이질 않아요.
한참 뒤에 나온 고양이가 그날 이후로 좀 이상합니다. 조그만 소리에도 쉽게 놀라고 아무 이유없이 숨기도 합니다.
고양이한테 대체 무슨 일이 생긴 걸까요?

트라우마를 겪은 고양이가 놀란 상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고양이는 단 한 번의 경험으로도 트라우마를 겪을 수 있어요. 몇 가지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 보호자가 심하게 겁을 주듯 장난을 침
– 인덕션에 발을 데임
– 발톱을 깎다가 피가 남
– 집에 있는 가구가 큰 소리를 내며 쓰러짐
– 화장실에 있었는데 갑자기 붙잡혀서 병원에 끌려감
– TV 화면에 커다란 사자 또는 고양이의 얼굴이 보임(동물 다큐멘터리 등)

고양이가 크게 놀라거나 고통을 겪고 나면 불안 장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여기는 안전하지 않아! 내가 언제든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 있어.”

그래서 수시로 주변을 경계하고 작은 소리에도 갑자기 놀라게 되는 겁니다.
캣타워에서 잘 쉬던 고양이가 낮은 곳에만 있으려고 하고 화장실을 쓰는 것 마저 꺼려하는 경우도 있어요.

이럴 땐 어떻게 해야할까요?

고양이가 놀라서 숨어 있다.


행동 교정 no no, 약물 치료 yes!

심한 트라우마는 행동 교정만으로는 치료하기 어렵습니다.
물론 자극원이 명확하고 집에서 없애버릴 수 있는 대상이라면 좋겠지만 대부분 집안 공간 자체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기 때문에 피하기가 어렵죠. 두려움의 대상이 보호자인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불안을 줄여주는 약물을 처방받아 치료하셔야 합니다.
약의 도움을 받는 상태에서 역조건형성(싫어하는 자극을 좋은 경험으로 바꾸기), 탈감작화(서서히 둔감하게 만들기)를 병행하시면 효과가 좋습니다.

항불안제(anxiolytics)는 신장에 큰 문제만 없다면 매우 안전하고 효과가 좋습니다. 그래서 안심하고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물론 건강검진을 먼저 진행해서 우리 고양이의 건강상태를 체크하는 것이 우선이겠죠.


고양이의 트라우마를 예방하려면

갑자기 일어나는 돌발 상황을 저희가 미리 막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노력해볼 수는 있겠죠.

고양이에게 심하게 장난치거나 소리지르는 행동을 하지 않는 겁니다.
그리고 집안에 위험한 곳은 없는지 쓰러질 만한 큰 물건은 없는지 수시로 점검해보는 겁니다.
특히나 고양이가 자주 사용하는 캣타워나 해먹이 안전하게 잘 고정되어 있는지 보는 것도 중요하겠죠.

수술이나 이사, 집들이 같은 스트레스가 큰 이벤트를 앞두고 있다면 미리 항불안제를 투약해서 고양이가 겪는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것도 큰 도움이 됩니다.
모든 문제 행동은 예방이 가장 좋은 치료라는 것 명심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