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가 화장실 앞에서 애타게 기다리는 이유는?

고양이가 화장실 앞에서 울고 있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집에 온 우리를 반갑게 맞이해주는 우리 고양이들. 열심히 우리에게 몸을 비비고 정신없이 야옹거립니다. 우리는 서둘러 화장실도 치워주고 물도 갈아주고 사료는 없는지 확인하느라 바쁘죠. 바로 놀아주기도 하지만 너무 피곤한 우리는 일단 씻으러 욕실로 향합니다. 근데 바로 그 때. 우리 고양이가 문앞에서 목이 터져라 울기 시작합니다. 문을 박박 긁기도 해요. 왠지 이웃 눈치도 보여서 급하게 씻고 나오면 일주일만에 만난 것처럼 큰 소리로 우리를 다시 반겨줍니다. 그리고는 아무일도 없다는 듯이 가버려요.

고양이랑 사는 집사라면 많은 분들이 겪고 계실 상황입니다. 우리가 볼일을 보러 가거나 씻으러 들어가면 문앞에서 고양이가 울거나 들어오려고 하는 행동이죠.

고양이들은 대체 왜 이럴까요?

고양이가 화장실 앞에서 울고 있다


고양이가 화장실 앞에서 기다리는 이유

물을 싫어하는 고양이가 물에 빠진 집사를 구해주려고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라는 추측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고양이가 물에 젖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에 목욕을 좋아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그렇지 않은 고양이들도 있거든요. 그런데 목욕을 좋아하는 고양이들도 집사가 화장실에 들어가면 앞에서 우는 행동을 보입니다. 물이 위험하기 때문이라면 이 상황은 앞뒤가 안맞는거죠.
간혹 분리 불안이 아니냐는 얘기도 있지만 분리 불안은 고양이들이 보호자가 집에 없을 때 불안 행동을 보이는 것이기 때문에 좀 다릅니다.

그럼 대체 왜 그럴까요?

사람 화장실도 고양이의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고양이는 집안 전체를 자신의 영역으로 여기는데 갈 수 없는 장소가 있다면 어떨까요? 게다가 집사는 들어가 있는데 자기는 갈 수 없다면? 집사가 거기서 혼자 뭘 하고 있는지 왜 거기 있는지 알 수 없으니 스트레스를 받겠죠. 그래서 고양이가 화장실 앞에서 사람이 나올 때까지 우는 행동을 보이는 겁니다.

만약 화장실 말고도 고양이의 출입을 제한해놓은 공간이 있다면 고양이가 비슷한 행동을 보일 겁니다. 예를 들면 잠잘 때만 침실문을 닫고 자는 분리 수면 같은 경우죠. 그런데 이런 경우가 별로 없고 우리가 자주 문을 닫고 들어가는 장소가 하필 화장실이기 때문에 ‘고양이들은 집사가 화장실에 들어가면 운다’라고 그렇게 느낄 뿐입니다. 화장실이 위험해서가 아니에요.

고양이가 문앞에서 고개를 숙이고 있다


무시무시한 물이 쏟아지는 욕실에 갇힌 집사를 구하려는 고양이. 문 앞에서 안절부절 못하면서 우리를 걱정하는 고양이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다만 항상 우리와 함께 하고 싶고 자기의 영역을 최대한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싶은 고양이만 있을 뿐이죠.

고양이를 의인화하면 여러가지 장점도 있습니다. 하지만 고양이 습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게 되는 단점도 있죠. 고양이가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사람과는 좀 다르기 때문에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것에 고양이가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이걸 항상 기억해주시면 고양이와 좀 더 나은 삶,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으실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