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이야기

고양이 잠자는 자세 11가지: 각각의 의미와 상황, 왜 이렇게 잘까?

고양이는 하루의 3분의 2를 자면서 보냅니다. 깨어 있는 시간보다 자는 시간이 더 많죠. 우리가 건강에 문제가 생기거나 스트레스가 심할 때 수면 장애를 겪듯이 고양이도 비슷한 상황에서 자는 것에 변화를 겪습니다.

고양이가 잠자는 자세를 보면 생각보다 많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불안하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는지 어디가 아픈건 아닌지 추측해 볼 수 있거든요. 그래서 고양이의 자는 모습을 유심히 볼 필요가 있습니다.


고양이 잠자는 자세 11가지

1. 냥모나이트

  • 가장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추울 때 자주 볼 수 있죠.
  • 공처럼 둥글게 말고 자는 자세, curl up 이라고도 합니다.
  • 체온을 유지하고 복부 내장을 보호하기 위한 자세입니다.
  • 몸을 작게 만들수록 포식자의 눈에 더 띌 수 있습니다.
  • 주변이 밝으면 앞발로 눈을 가리고 자기도 합니다.


2. 식빵

  • 몸을 웅크리고 다리를 접어서 몸 아래 깔고 자는 자세입니다.
  • 깊게 자는 것이 아닌 가벼운 낮잠을 잘 때 사용합니다.
  • 완전히 널부러져 있으면 주변의 위험에 대처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 언제든 움직일 수 있도록 준비된 상태입니다.
  • 체온을 보존하고 복부 장기를 보호할 수 있습니다.


3. 반식빵

  • 이집트의 스핑크스랑 비슷합니다.
  • 식빵 자세보다 좀 더 경계하면서 졸고 있는 겁니다.
  • 다리를 몸에 깔고 있는 식빵 자세보다 더 빨리 반응할 수 있습니다.
  • 눈을 반만 뜨거나 한쪽 눈만 뜨고 자기도 합니다.
  • 체온을 유지하고 복부 장기를 보호할 수 있는 효과가 있습니다.


4. 옆으로 눕기

  • 주변이 안전하고 근처에 있는 존재를 신뢰할 때 이렇게 잡니다.
  • 깊은 잠을 자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 다른 자세로 시작했다가 옆으로 눕는 자세로 바뀌기도 합니다.
  • 더운 계절에 자주 보입니다.
  • 겨울철 난방이 과할 때도 이렇게 잡니다.
  • 이 자세에서도 필요하면 뛰고 달릴 수 있습니다.


5. 배 보이고 눕기

  • 완전히 편안하고 주변을 100% 신뢰할 때 이렇게 잡니다.
  • 배를 만지라는 신호는 아닙니다.


6. 다리 걸치고 자기

  • 높은 곳에서 다리를 걸치거나 늘어뜨리고 잡니다.
  • 매우 안전하고 안정감을 느낄 때 이렇게 잡니다.
  • 야생의 고양잇과 동물들이 이렇게 자는 경우가 많습니다.
  • 캣타워 발판이나 쉬는 공간이 너무 좁을 때도 뜻하지 않게 삐져나오기도 합니다.


7. 껴안기(사람이나 고양이)

  • 껴안고 있는 대상을 신뢰할 때 보이는 행동입니다.
  • 고양이들이 친할 때 보이는 4가지 행동 중에 하나이기도 합니다.
  • 추울 때만 이렇게 자는 고양이들도 있습니다.


8. 고개 쳐박기

  • 그냥 이유없이 이렇게 자는 고양이도 있습니다.
  • 빛을 차단하기 위해 고개를 이렇게 하고 자기도 합니다.


9. 눈을 반쯤 뜨고 자기

  • 고양이는 눈을 완전히 감지 않고도 잘 수 있습니다.
  • 종종 안구가 움직이는 REM 수면을 보이기도 합니다.
  • 가볍게 졸거나 쉬고 있을 때 이렇게 잡니다.
  • 주변 소리에 반응해서 귀가 지속적으로 움직이기도 합니다.
  • 졸립긴 하지만 주변을 경계하는 행동이기도 합니다.
  • 하루의 거의 대부분을 이렇게 잔다면 불안과 스트레스가 크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10. 화장실에서 자기

  • 집에 화장실 말고는 편안한 안전 장소가 없다는 뜻입니다.
  • 모래가 너무 깊게 깔려 있다면 7cm 정도로 줄여 주세요.
  • 근처에 편안하게 쉴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해 주세요.
  • 비뇨기나 소화기의 불편함이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 다묘의 경우 다른 고양이의 사용을 막기 위해 이렇게 하기도 합니다.


11. 사람을 깔고 자기

  • 집사를 신뢰할 때 하는 행동입니다.
  • 완전히 몸 위에 올라오거나 일부를 걸치고 자기도 합니다.


어떻게 자면 문제일까?

지금까지 고양이 잠자는 자세에 따른 의미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혹시 고양이가 불편한 자세로 자고 있는 게 보이더라도 하루 종일 그런 것이 아니라면 큰 문제는 없습니다. 여러 자세를 번갈아 가며 자거나 특정 시간대에는 가볍게 조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수 있으니까요.

단, 원래 편하게 자던 고양이가 계속해서 경계하는 자세로 자기 시작했다면 문제가 있는 것일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자는 자세 뿐만 아니라 먹거나 싸고 노는 등 다른 행동에도 변화가 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고양이의 변화를 한번쯤 눈여겨 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오늘부터 우리 고양이 잠자는 자세를 확인해 보시고 고양이가 어디 아픈데는 없는지 불편한 곳은 없는지 체크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김 태협

고양이만 진료하는 수의사. 11년째 고양이와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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