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고양이는 못됐어요.”
“애가 성격이 안 좋아서 조금만 싫은 걸 해도 물고 화를 내요.”
“제가 조금 늦으면 저한테 시위하듯 이불에 오줌을 싸요.”
고양이 보호자님들께 종종 이런 말들을 듣곤 합니다. 그럴 때면 어떤 말을 먼저 꺼내야 할지 잠시 숨을 고르게 됩니다. 고양이를 비난하는 것처럼 들리는 이 말들 속에는, 사실 여러 감정이 섞여 있기 때문입니다.
그 안에는 고양이에게 서운하고 속상한 마음이 있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여전히 고양이를 사랑하는 마음도 있죠. 그래서 저는 무조건 고양이를 옹호하거나 보호자님께 죄책감을 드리기보다는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많이 힘드시죠. 저 같아도 정말 참기 어려웠을 것 같아요. 보호자님 마음도 충분히 이해는 갑니다만, 고양이는 보호자님을 괴롭히려고 일부러 그러는 게 아니에요. 다 이유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보호자를 시도 때도 없이 덮치고 깨무는 고양이는 공격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단지 에너지 레벨과 각성도가 높지만 그걸 충분히 해소할 방법이 없었을 뿐이죠.
어떤 고양이는 갑자기 다가오는 손이 무서워서 보호자의 손길을 피하기도 합니다. 보호자가 싫고 미워서가 아니라요.
또 어떤 고양이는 평소 잘 사용하던 화장실 대신 다른 곳에 소변을 보기도 합니다. 그건 우리를 괴롭히고 싶어서가 아니라, 지금 사용하는 화장실이 마음에 들지 않거나 너무 큰 스트레스를 겪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못된 행동’, ‘문제 행동’이라고 부르는 대부분의 행동들은 고양이의 또 다른 의사 표현 방식일 뿐입니다. 사람과는 다른 고양이만의 본성을 마음껏 표출할 수 없는 환경, 건강의 변화, 관계의 긴장 속에서 쌓인 스트레스가 결국 터져 나온 결과죠.
하지만 고양이는 억울하게도 ‘나쁜 고양이’라는 오명을 쓰게 됩니다.
고양이를 이해하려는 노력보다는 ‘나쁜 고양이’라고 단정 짓는 편이 쉽습니다.
나를 돌아보는 것보다 “너한테 문제가 있다”라고 말하는 게 편하니까요.
하지만 고양이가 왜 그런 ‘나쁜 행동’을 하는지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문제는 해결되지 않습니다.
고양이를 혼내기보다는 먼저 ‘무엇이 힘들어서 그랬을까?’를 고민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그 생각 하나가 고양이와 우리의 관계를 지켜줍니다.
우리가 고양이를 통제의 대상으로 보지 않고 있는 그대로 존중하고 함께 살아가는 존재로 바라보기 시작할 때 ‘나쁜 고양이’의 진짜 모습이 보입니다.
불안하고 겁먹은 고양이, 그리고 관심받고 싶고 신나게 놀고 싶은 고양이가요.
세상에 ‘나쁜 고양이’는 존재합니다. 다만 그것은 고양이를 이해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 누군가의 마음속에만 있을 뿐입니다.
고양이를 향한 오해를 걷어내고 이해하려는 노력. 그게 바로 우리가 고양이와 함께 살며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마음가짐 아닐까 생각합니다.
고양이랑 살면 아침까지 숙면을 취하기가 쉽지 않죠?고양이들이 이른 아침이나 새벽에 우리를 깨우기 때문인데요.이럴 때 여러분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