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이야기

심하게 우는 고양이, 이렇게 해보세요!

고양이가 너무 심하게 울어서 고생하시는 집사님들 계시죠?
특히나 한밤중이나 새벽에 울어대서 잠이 항상 부족하기도 하고 옆집에 피해가 갈 정도로 현관에서 계속 우는 고양이들도 있죠.

과도하게 우는 고양이의 행동을 해결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 글을 끝까지 읽어보시면 많은 도움이 되실겁니다.


우는 고양이, 해결 방법은?

고양이가 심하게 우는 건 주로 보호자의 관심을 얻기 위한 행동입니다.
따라서 해결 방법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고양이가 울 때 관심을 주지 않는 겁니다.

지금까지 고양이가 울 때 어떻게 해주셨나요?
가서 만져주거나 대답해주거나 심지어 맛있는 걸 주시기도 하죠?
그렇게 했을 때 우는 행동은 ‘강화’되어 더 심해집니다.
만약 우리가 우는 고양이의 비위를 모두 맞춰주고 있었다면 이것을 중단하는 순간 일시적으로 우는 행동이 더 심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과정입니다.
이 때 포기하시면 오히려 고양이가 끈기에 대한 보상을 배우게 됩니다.
오래 기다리면 결국 원하는대로 해주는구나 알게되는 거죠.
반드시 일관성있게 무시해주셔야 합니다!


계속 무시하는 것이 답일까?

일단 계속 무시하는데 성공 하셨나요?
그럼 고양이가 체념한듯 조용해지거나 다른 곳에 가서 조용히 있을 겁니다.
그럼 그 때 꼭 보상을 주세요.

간식도 좋고 관심도 좋습니다.
이름을 부르면서 쳐다봐주세요.

그럼 고양이는 울지 않고 차분히 기다릴 때 원하는 것을 얻는다는 것을 알게 될 겁니다!


그래도 해결되지 않는다면?

고양이가 몸이 좋지 않아도 갑자기 우는 행동이 심해지기도 합니다.
고양이의 건강에 문제가 생기면 불안과 스트레스를 겪기도 하고 보호자의 위안을 받기 위한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뿐만 아니라 오랜 시간 동안 스트레스를 받았다면 그것이 원인일 수 있어 단지 우리가 반응을 하지 않는 것 만으로는 해결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선적으로 건강검진을 통해 아픈 곳은 없는지 찾아봐야 하고 건강상의 문제가 없는데도 고양이가 계속 운다면
행동학 진료를 통해 상황을 분석하고 적절한 행동 교정 및 약물 처방을 통해 문제 행동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나이가 많은 고양이

연구에 따르면 10세 이상의 고양이의 30%, 15세 이상 고양이의 50% 정도가 인지 장애를 가지고 있습니다.
사람의 치매와 완전히 같지는 않지만 비슷한 신경퇴행성 변화를 보입니다.
그 대표적인 증상 중 하나가 심하게 우는 겁니다.
근본적인 치료 방법은 없지만 잘 잘 수 있게 도와주는 약물 그리고 통증을 줄여주는 약을 처방 합니다.
세로토닌 농도를 높여주는 약도 멜라토닌을 증가시켜 숙면을 도와줍니다.


절대 혼내지 마세요!

행동 문제를 가지고 있는 고양이에게 꼭 지켜야할 것이 있습니다.
바로 혼내지 않는 겁니다.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뿐더러 오히려 증상을 악화 시킵니다.
고양이는 자기가 왜 혼나는지도 모를 뿐더러 믿고 의지하던 보호자에 대한 신뢰가 깨져 없던 불안 증상을 겪게 됩니다.
특히나 평소에는 잘해주다가 갑자기 혼내고 때리는 경우에는 더 큰 혼란을 겪습니다.
보호자는 물론이고 지금 생활하는 공간 자체를 안전하지 않다고 느끼게 됩니다.
꼭 명심해주세요.
절대 고양이를 혼내고 체벌해서는 안됩니다.


발정이 온 것 같은 행동을 같이 보이면?

분명 중성화를 했던 암컷 고양이인데 주기적으로 발정이 온 것 같은 울음과 행동을 보인다면 잔존 난소를 의심해봐야 합니다.
발정이 의심되는 행동을 보이고 있는 동안에 초음파로 난소를 확인해보거나
호르몬 검사를 통해 난소가 몸에 남아있는지 확인해보고 필요한 경우 수술적으로 남은 난소를 없애줘야 할 수도 있습니다.


우는 고양이의 행동을 무시하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울음 소리를 오래 견디기가 쉽지 않고 고양이가 안쓰러워 당장 울음을 멈출 수 있는 어떤 것이든 해주게 되기 때문입니다.
고양이가 처음에 의도 했던 것과 다른 방향이 행동이 강화되는 것도 바로 이러한 까닭입니다.
“관심 달라고 울었더니 간식을 주네? 계속 울어야겠다.”
깨닫게 되는 거죠.
그래서 우는 고양이가 원하는 반응을 주지 않는 것 만으로도 어느 정도의 문제는 해결되기도 합니다.
문제는 일관성 있게 꾸준히 해야한다는 거죠.

하지만 이러한 방법으로 우는 행동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앞서 말씀드린 대로 건강이 안좋거나 심한 스트레스 상황일 수 있습니다.
전체적인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행동학 진료가 가능한 병원에서 행동 진료를 받아보세요!
보호자와 고양이 모두의 삶의 질이 크게 올라갈 겁니다.


김 태협

고양이만 진료하는 수의사. 11년째 고양이와 살고 있습니다.

Recent Posts

나는 왜 고양이 수의사가 되었을까

나는 어쩌다 여기까지 오게 됐을까? 문득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처음부터 이 길을 가려고 했던 것은…

5일 ago

친절함에 관하여

처음에는 모두에게 잘 보이고 싶었습니다.그렇게 하지 않으면 다시는 저를 찾지 않을 것 같았거든요. 저는 누군가와…

3개월 ago

고양이 잠자는 자세 11가지: 각각의 의미와 상황, 왜 이렇게 잘까?

고양이는 하루의 3분의 2를 자면서 보냅니다. 깨어 있는 시간보다 자는 시간이 더 많죠. 우리가 건강에…

3개월 ago

고양이 사료 고르는 방법! (3가지 기준)

" 고양이 사료는 어떤 것이 가장 좋을까요?"제가 진료실에서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입니다. 그럴 때…

5개월 ago

고양이한테 이 정도는 해줘야죠?

'이 정도는 해줘야지.'우리가 참 많이 쓰는 말입니다. 주말이니까 치맥 정돈 해줘야지. 월급날이니까 오마카세 한 번…

6개월 ago

무언가 포기한다는 것에 대해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진다는 말은 거짓입니다. 제가 해봤는데 안되더라고요. 교회도 안 다니면서 매일 기도하고 소망했는데 결국…

7개월 ago